[피플] “SK하이닉스서 쌓은 기술력으로 반도체 장비 국산화 도전할 것”
SK하이닉스 사내벤처 '알씨테크' 임태화 대표 뉴스룸 인터뷰
“앞으로도 SK하이닉스와 긴밀한 협업 관계를 이어가며 핵심부품과 장비 국산화에 도전하겠다.”
종합 반도체 장비 제조기업 ‘알씨테크(RC-Tech)’의 임태화 대표는 SK하이닉스 뉴스룸에 게시된 인터뷰를 통해 이같은 청사진을 밝혔다. 알씨테크는 2018년부터 SK하이닉스가 시행한 사내벤처 지원 프로그램 ‘하이개라지(HiGarage)’를 통해 탄생한 9개 벤처기업 중 한 곳이다.
임 대표는 2013년 SK하이닉스에 경력직으로 입사해 반도체 생산기술 연구와 장비 국산화 업무를 담당했다.
창업 결심은 업무 중 느꼈던 ‘작은 불합리함’에서 싹텄다. 그는 “오랫동안 잘 사용해왔고 앞으로도 문제없이 가동할 수 있는 장비를 앞으로 기능 업그레이드가 지원되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폐기해야 하는 상황이 너무 불합리하게 느껴졌다”며 “직접 이를 해결해보기 위해 하이개라지 지원서를 제출했다”라고 말했다.
주된 아이디어는 화학물질 대신 건식 세척 방식으로 장비 내 이물질을 제거하는 ‘드라이 클린(Dry Clean)’을 추가하는 것이었다. 세척 과정에서 발생하는 시간적·경제적 손실을 줄이고 화학물질 사용으로 인한 환경적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임 대표는 “SK하이닉스의 장비 담당 파트와 긴밀히 협업한 끝에 독자적인 기술로 해당 기능을 탑재할 수 있음을 확인했고, 이를 기반으로 구체적인 사업 모델을 구축할 수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빠른 성과가 나온 덕에 알씨테크는 하이개라지 1기 중 가장 빠르게 창업에 성공했다. SK하이닉스도 이에 따른 시너지 효과를 봤다. 장비 투자 비용을 아끼고, 기존 방식으로 장비 세정 시 연간 수만 리터(ℓ)씩 소모되던 고순도 불산 구매비용도 절감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창업 이후엔 반도체 부품과 장비 국산화에 도전 중이다. 특히 지능형 자동압력밸브와 항온조 등 일부 부품은 개발이 거의 완료돼 시제품이 제작된 상태로, 조만간 출시 예정이다. 이러한 부품들은 일본과 독일 등 외국 기업이 독점하고 있는 분야로, 국산화 필요성이 지속해서 제기돼 왔다.
또한, 임 대표는 사물인터넷(IoT)과 SoC(System on Chip)에 기반을 둔 새로운 형태의 반도체 장비도 구상 중이다. 그는 “핵심 부품을 국산화한 다음 모듈화하고 이를 기반으로 신규 장비를 개발하는 로드맵을 수립하고 필요한 과제를 하나씩 수행해가고 있다”라며 “현재 핵심 부품 개발을 위해 국책과제를 진행 중이고, 2023년부터는 장비 개발에 대한 국책과제 수주에도 도전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반도체 장비 관련 사업을 해보고 싶어도 실제로 장비를 다뤄보고 기술을 공부할 기회가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며 “세계적인 반도체 기업인 SK하이닉스의 구성원으로서 장비를 직접 다뤄볼 수 있었기에 창업의 꿈을 키울 수 있었고, 하이개라지를 통해 그 꿈을 실현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