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 `반도체 칩 설계` 플랫폼 개발
ETRI는 시스템반도체 칩을 보다 손쉽게 설계할 수 있는 '리스크파이브 익스프레스(RVX)' 플랫폼을 개발했다.
사진은 RVX 플랫폼으로 개발한 초저전력 RISC-V 반도체 칩. ETRI 제공
세계적인 반도체 칩 설계회사인 영국 암(ARM)사에 의존해온 시스템반도체 칩을 보다 손쉽게 설계할 수 있는 오픈 플랫폼이
국내 연구기관에 의해 개발됐다. 이에 따라, 비싼 로열티를 내지 않고도 나만의 맞춤형 반도체 칩을 설계·제작할 수 있는 시대에 성큼 다가서게 됐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시스템반도체를 쉽고 빠르게 개발할 수 있는 설계 기술인 '리스크파이브 익스프레스(RISC-Ⅴ eXpress, RVX)'를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현재 사물인터넷과 웨어러블 반도체 칩의 경우 90% 이상을 영국 암사에 의존하고 있다. 이 때문에 설계 수정이 거의 불가능하고, 사용에 따른 로열티 부담도 컸다.
이에 따라, 이를 대체할 수 있는 RVX 기반 칩이 반도체 제조·설계업체로부터 주목받고 있다.
RVX는 시스템반도체 설계에 필수적인 CPU 구조와 설계자산(IP) 등이 오픈 소스로 공개돼 있어 사용자는 라이선스 비용 부담 없이 자체적으로 반도체 칩을 개발,
판매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프로세서 개발 노하우가 상대적으로 적은 중소 팹리스 업체나 스타트업은 오픈 소스 검증과 설계 플랫폼 구축,
긴 개발기간 등 높은 진입 장벽으로 칩 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RVX는 목표 성능에 적합한 설계자산을 선택한 후, 설계 버튼을 누르면 누구나 쉽게 반도체 칩을 설계할 수 있다. 특히 사물인터넷·웨어러블 분야에
특화된 초저전력 기술이 적용돼 있어 전력 소모를 35%까지 줄일 수 있다.
실제, RVX를 통해 개발한 반도체 칩은 0.7볼트 전압으로 동작하는 사물인터넷 애플리케이션을 0.48볼트의 적은 전압으로도 구동할 수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초저전력 성능을 발휘한 셈이다.
아울러 초저전력 구현 뿐만 아니라, 다양한 설계자산과 네트워크 기술, 사용자 인터페이스 등을 모두 통합해 사용자 목적에 맞는
시스템 반도체를 자동 설계할 수 있다. 현재 중앙대, 경희대 학부과정 200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한 반도체 설계 교육에 활용되고 있으며,
반도체 장비 개발업체인 알씨테크 등에 관련 기술 4건을 이전했다.
이재진 ETRI 책임연구원은 "지난해 대한민국 반도체 설계대전에서 장관상을 받은 학부생이 반도체 칩 설계에 활용한 것도 RVX였다"면서
"반도체 설계기술 고도화와 인체통신·인공지능 가속기 등을 결합해 지능형 엣지 반도체 개발을 위한 후속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TRI 개발한 'RVX 플랫폼'의 사용자 인터페이스. 사용자가 원하는 반도체 칩을 쉽게 설계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ETRI 제공
디지털타임즈 이준기기자 bongchu@